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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대천)이야기

마트 대신 하트

보령에는 마트가 두 개나 있습니다.

넉넉한 주차장, 세탁소, 아이들 놀이터, 식당도 있으니 쇼핑 뿐아니라 나들이 장소로도 참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우리 전통 장터와 비교해보면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어 조금은 삭막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정겨운 이웃들의 마음(하트 Heart)을 느낄 수 있는 보령 장터를 소개합니다.

웅천과 대천에서 열리는 5일장 말고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장터입니다.


6월 15일 보령시청 주차장에서 보령시 농민단체협의회 주최로 장터가 열렸습니다.

'꿀벌농부' 답게 맞춤맞은 머리띠와 앞치마를 하고 계신 '봉이네'농장입니다.

"어디서 판매하든 이걸 꼭 하고 가요.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고 눈에 띄니까... 이쁘죠?"

정말 멋진 아이디어고 아름답습니다.


서울 렛츠런파크에서는 농축수산물 오픈마켓도 열렸습니다.

유동인구가 일일 5만 명인 곳이다보니 성과가 좋았습니다.


한산해 보이죠?

하지만 이내 사람들이 밀물처럼 들이닥쳐서 금방 진열된 것들을 다 팔았습니다.

재고를 꺼내 진열대를 채우느라 저마다 바빴네요.

참가한 5개 업체 모두 소위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다시 보령시청 장터를 보자면,


'황토농장'의 유정란과 잡곡들이 보이네요.

분홍색 웃옷을 입은 분은 '오서산 칡즙' 김정회 님이예요.

엄청나게 정열적이신 분으로 이곳저곳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아는 손님이 오면 본인 상품 말고

다른 가게도 소개해주는 넉넉한 마음의 소유자시더군요.


그냥 '과자'나 '강정'으로 알고 있었는데 '옥고시'라고도 하는군요.

미처 저울을 준비하지 못해서 눈대중으로 130g을 맞춰 담느라 정겨운 실랑이가 벌어지곤 합니다.

그 옆에 조금 얼굴이 나온 분은 주산에 살고 계신데 정말 다양한 농산물을 갖고 오셨습니다.

자가용이 없는 분인데 이 많은 걸 어떻게 갖고 오셨냐고 물으니 이만 오천 원 내고 택시로 날랐다고 합니다. 


벌꿀 파는 업체가 한 군데 더 있습니다.


저는 보령자활의 누룽지과자를 팔았습니다.

보령머드쌀로만 만들었고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겁니다.

'고소하지 않으면 고소해요'라는 광고문구로 팔았는데... ...


농민이 직접 만든 고추장, 된장, 간장입니다.

간장 냄새가 정말 예술이었어요.


'하늘구름'이라는 곳입니다.

수제 요구르트가 정말 맛있습니다.

매년 가을이면 음악회를 중심으로 한 팜파티를 열고 있어요.

많은 농장들이 보고 배울만한 소위 말하는 '앞서가는' 농장입니다.

정말 예쁘게 꾸며 놓았습니다.


이렇게 카드결재도 됩니다.


사실 보령시청 장터는 손님이 많지 않았어요.

날이 무척 더운 것이 한몫 한 것 같습니다.


이런 행사가 농민들에게 어마어마하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농산물을 팔아서가 아니예요.

사실 운이 좋은 장터가 아니면 그렇게 많이 팔지 못합니다. 남는 것도 없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렇게 참가하면서 '사람들을 만난다'는 게 아주 큰 재산이 됩니다.

서로 배우게 되거든요.

특히 이렇게 한가한 장터에서는 농민들끼리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어요.

얘기하면서 좋은 정보를 서로 나눕니다.

어떨 때는 협업도 하게 되고 함께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한답니다.


이런 장터가 더 많아 졌으면 좋겠습니다.

헤어지면서 농민들끼리 이렇게 인사하곤 합니다.

"다음 장터에서 또 봐요"

이 인사를 시민들, 소비자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마트 대신 하트, 어떠세요?

"다음 장터에서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