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날씨 흐림, 이슬비 - 고구마 심기 1
새벽 5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고구마를 심었다. 마침 놀러온 친구가 도와줘서 그나마 쉽게 할 수 있었다. 이랑에 작은 홈을 파고 거기에 물을 주고 20cm간격으로 고구마를 심는다. 그리고 가장 밑부분 뿌리를 옆으로 뉘여서 심어야 한단다.하나 더 주의할 점은 공기가 안 들어가게 잘 눌러주는 것. 오늘과 내일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여 고구마를 심고 있는데 아침에는 하늘이 맑으니 물을 줘 가면서 심고 있다. 두어 시간이 지나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한결 수월해 졌다.
심고 나니 이렇게 다들 누워있다. 들은 얘기로는 며칠 후면 똑바로 일어선다고 하는데 지켜볼 일이다. 오후 5시까지 쉴새없이 심었지만 다 못 심었다. 내일로 기약하며 남은 고구마순을 땅에 묻고 물을 조금 뿌려 줬다.
다만 짐작컨대 배수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이 땅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몇 년간 나무를 심어 놓고 놀던 땅이라 잔류농약도 거의 없을 것이고 흙의 상태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몇 년간 계속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여 농사를 지은 땅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땅은 농사짓기에 나쁘지 않을 것이란 친구의 말을 믿기로 했다. 내 판단도 그렇다.
6월 23일 날씨 비 - 고구마 심기 2
새벽부터 내리는 비를 맞으며 고구마를 심었다. 비가 세차게 내릴 때는 쉬어가면서 심을 수 밖에 없었다. 12시가 되니 작업 완료. 친구가 없었다면 사나흘 일거리. 하얀색 풀뿌리가 군데군데에서 보이는 게 불안하다. 그 양이 만만치 않은 걸로 봐서 제초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 고랑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므로 물꼬내는 작업을 했다.
- 멀칭(비닐을 씌우는 일)을 하지 않은 이유는 작년에 비가 많이 와서 멀칭한 사람들이 고구마가 썩어서 곤란을 겪었다는 이유도 있고 처음 이 밭을 갈 때 나오는 비닐이 너무 많아 비닐에 대한 안 좋은 추억때문이기도 하다.
- 다음에도 꼭 비오기 전날 심어야 일이 수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넓은 밭에 물을 주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전기를 돌릴 때 들어가는 휘발유도 많을뿐아니라 시간이 무척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 감자와 고구마가 이모작이 가능하다고 하므로 내년에는 감자를 먼저 하고 고구마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