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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 농사짓기

토종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3편) - 제주 토종씨앗축제


 회원수 230명, 회칙도 회비도 총회도 없는 모임이 있습니다. 매해 씨앗과 모종을 무료로 나누고 함께 모여 축제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제주씨앗도서관인데요, 김윤수 대표를 통해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나요?

김윤수 : 13여 년전부터 매년 토종씨앗과 모종을 분양해오다 2002년 1월 제주씨앗도서관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계기는 비료, 농약, 비닐 등이 없는 '자립농사'를 지으면서 토종씨앗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토종씨앗은 우리 농업의 밑바탕이기에 시민에 의한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자 : 특이한 것은 모임의 형식인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윤수 : 네, 회원은 230명 정도 됩니다. 550여 종 씨앗을 갖고 있고 그걸 회원들의 텃밭과 농가에서 증식하고 다시 씨앗을 받습니다. 이 모임은 회칙도, 회비도, 총회도 없습니다.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자발적인 시민단체죠. 토종씨앗의 중요성을 알고 그것을 지키고자하는 순수한 마음과 봉사정신을 가진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회원들끼리 매월 '그린파티'모임을 합니다. 특강, 장터도 함께 열리는데 참여회원은 3인분 음식을 지참하면 됩니다. 장소만 준비하면 누구나 주최할 수 있습니다.




기자 : 이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갈무리하고 키운 씨앗과 모종을 나눔하시는데요. 거기에 특별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윤수 : 네, 봄. 가을에 씨앗나눔행사를 갖습니다. 매년 3만~5만본을 5차~8차에 걸쳐 무료로 분양하고 있습니다. 올봄에 8차례 진행했고 가을에도 네댓 번 할 예정입니다. 별도로 제주토종씨앗축제를 5년 째 진행하고 있는데요. 올 4월 19일 열린 2016 제주 토종씨앗축제에서는 토종씨앗 60여 종과 모종 5만 본을 분양했습니다. 토종씨앗에 대한 특강도 열었으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파머스마켓이라는 장터도 열고 음식을 나누는 그린파티, 시농제 그리고 1,2부로 나눈 문화공연도 가졌습니다. 특별함이라 함은 이런 색다른 행사를 함께하는 축제이기 때문일겁니다.




기자 : 행사를 진행하려면 당연히 일손이 필요한데요. 모두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고 들었습니다.

김윤수 : 네, 지난 3월 26일에 있었던 토종씨앗 작업에 40명, 4월 20일 2차 작업에 50여 명 등입니다.  적극적인 회원참여로 매년 이렇게 좋은 행사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통 토종씨앗을 나누는 사람들도 모종만큼은 판매를 하고있는 게 현실입니다. 모종을 키우는데는 비용도 들고 오랜시간 품도 드니까 저 또한 모종은 판매를 했었어요. 그런데 이 모임 회원들은 '순수한 마음과 봉사정신'으로 뭉친 '자발적인 시민운동'단체로써 많은 씨앗과 모종을 갈무리하고 증식하는 일에 웃는 얼굴로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스로도 놀랄정도로 말이죠.



기자 : 씨앗을 나누기 위해서는 그걸 재배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잡이 되지 않게 고정형질을 잘 유지하게 해야하고 또 세심한 관찰과 기록도 중요할텐데요.

김윤수 : 씨앗의 고정형질을 확인하고 관찰, 기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농사방법입니다. 많은 회원들이 6무 자연순환유기농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화학비료나 미생물로 제조한 발효퇴비를 밑거름으로 사용하거나 전면 밭갈이를 할 경우 씨앗 자생력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수천 년간 이어져 온 토종씨앗 자생력을 복원해 나가는 것이 지금 제주씨앗도서관의 큰 숙제입니다.




기자 : 6무 자연순환유기농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김윤수 : 여섯가지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6무입니다. 제초제, 공장비료및 발효퇴비, 밑거름, 전면 밭갈이, 병충해방제, 비닐 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카페와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어려운 점은 없으신지요?

김윤수 : 매년 우리나라 전 지역을 나누어 수년 째 탐사와 씨앗수집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재정과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아쉽습니다.




기자 : 끝으로 꼭 하시고 싶은 말씀은요?

김윤수 : 제주씨앗도서관은 그동안 전국 17개 씨앗도서관 설립에 씨앗을 지원했습니다. 앞으로 지역마다 씨앗도서관이 더 많이 설립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해서 토종씨앗이 수집, 보존되고 널리 보급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토종씨앗의 중요성과 더불어 농사방법도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치를 공유하고 행동을 함께 하며 거리낌없이 나누는 축제를 열자!"라는 결심을 품게 한 인터뷰였습니다. 보령씨앗도서관도 같은 기치아래 준비하겠습니다. 제주씨앗도서관 김윤수 대표께 다시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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