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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앗 농사짓기

토종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2편)- 홍성씨앗도서관

씨앗 도서관이라고 들어보셨나요좀 생소하시죠?

간단히 말하면 책 대신 씨앗을 빌려주는 곳이랍니다.



홍성 씨앗 도서관 입구

    

 

요즘 농부들은 씨앗을 사다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받아 보관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손도 많이 가고 잘못하면

버리기도 하죠.





토종 고추수수 씨앗

    

 

또 다른 이유는 수확량도 많을뿐더러 맛이나 크기가 일정해서

판매도 더 잘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씨앗 도서관이란 곳이 생겼을까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하는 곳일까요?



출처와 재배방법 등이 기록되어 있는 씨앗 보관 봉투

    

 

2011년 경부터 GMO 씨앗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출발한 모임이 결실을 맺어

2015년 문을 연 홍성 씨앗 도서관.

거기에서 찾아보겠습니다.



홍성 씨앗 도서관 '앞선 일꾼문수영 씨

    

 

Q. 홍성 씨앗 도서관을 소개해 주세요

 

A. 지역에서 대물림 되어온 씨앗을 수집하고

증식보급하는 일을 합니다.

그런 씨앗을 빌려주고 나중에 되돌려 받습니다.

또 씨앗 받는 농사법도 함께 공부하기도 한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씨앗은 대략 200여 종 됩니다.

 

Q. 그럼 씨앗을 빌려 가서 재배한 후

빌려 간만큼 씨앗을 반납하면 되는 거군요

 

A. 그렇습니다.



제철을 맞아 파종을 기다리는 씨앗들

    

 

Q. 씨앗은 어떻게 수집하죠?

 

A. 씨앗 마실 이란 활동을 통해서 해요.

지역 농민들을 찾아가 씨앗을 얻어옵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의 얘기를 귀담아듣고

녹음하고 사진촬영도 하며 잘 기록해둡니다.

 

왜냐하면 씨앗에 담긴

'살아있는 이야기'가 소중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씨앗이 어떻게 대물림되었고

또 어떤 사연이 있는지 말이죠.




이어 씨앗 수집의 몇 가지 원칙을 얘기해 줬습니다.

 

우선자가 채종이 가능한 씨앗이어야 한다는 것과

고정된 형질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뭇가지 지지대

    

 

아울러 '토종씨앗'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 지역 씨앗 지키기'에 중심을 맞춰 활동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부분은 본 기자도 오래 고민했던 내용이라

깊이 공감되었습니다.




폐가구를 이용한 틀밭

    

 

Q. 어떤 식으로 운영되죠?

 

A. 지금 회원은 40여 명 되는데요.

월 5,000원 이상 회비를 받습니다.

그분들께 씨앗을 나눠드리고 있어요.




후원회원 신청 카드

    

 

직접 찾아와서 씨앗을 받아 가는 사람도 있고

우편으로 보내주는 경우도 있답니다.

 

무엇보다 회원의 반 정도는 씨앗을 빌리기보다

씨앗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기부하는 분들이라는 말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볏짚 멀칭을 한 밭

 

Q. 또 다른 활동은요?

 

A.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씨앗 받는 농사법도 함께 공부해요.

채종 워크숍이라고 하는데요.

올해는 세 번 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봄에는 모종을 판매해요.

 

또 토종 벼모임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A. 아무래도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다 보니

경제적인 어려움이 큽니다.

또 씨앗을 반납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이유는 교잡 가능성 때문이기도 하고

'꼭 반납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고들 하시네요.

 

그래서 앞으로는 가져간 씨앗 말고

다른 씨앗으로 반납 받는 방법,

일손 나눔 하는 방법,

재배 일지만 공유하는 방법 등을 도입할 생각입니다.







"꿀벌의 행동반경이 4km라고 해요.

그 거리만큼 작물의 수정을 도와주고 있는 건데

그게 행정단위로 보면 면 단위라고 합니다.

    저는 각 면마다 이런 씨앗 도서관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바람을 얘기하는

그의 눈빛이 유난히 빛났습니다.

    

 

홍성 씨앗 도서관 홈페이지



* 이 글은 농식품부 블로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http://blog.daum.net/mifaff/13439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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